앵무조개(Nautilus)는 두족류(頭足類) 연체동물 중 유일하게 외부 껍데기를 유지하는 살아있는 화석이다. 고생대 캄브리아기부터 현재까지 기본 체형을 유지하며 5억 년 이상을 생존해 왔으며, 인도-태평양 열대 해역의 깊은 수심에 서식한다. 소용돌이 모양의 격실 구조와 진주층 광택을 지닌 아름다운 껍데기로 오랫동안 인간의 주목을 받아 왔다.
1. 분류와 종
2. 껍데기와 부력 조절
앵무조개 껍데기의 내부는 격벽(septa)으로 나뉜 복수의 방(chamber)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체는 일생 동안 네 개에서 약 서른 개까지 방을 추가하며, 항상 가장 바깥쪽 방(주거실)에 몸을 두고 생활한다.[2]
각 격실은 체관(siphuncle)이라는 가느다란 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체관은 이온 능동 수송과 삼투압을 이용해 격실 내 액체량을 조절함으로써 부력을 정교하게 제어한다. 개체 질량이 증가할 때 체관이 격실 내 유체를 흡수해 기체 비율을 높이면, 껍데기 전체가 부력을 얻어 중성 부력 상태를 유지한다. 이 메커니즘은 자연계에서 가장 정교한 부력 조절 장치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껍데기 단면에는 거의 완벽한 등각 나선(equiangular spiral)이 드러난다. 이 구조는 수학적으로도 자주 언급되지만, 엄밀히 말해 황금나선과 동일하지는 않다.
3. 감각 기관과 행동
앵무조개의 눈은 두족류 중 가장 원시적인 형태로, 렌즈가 없는 핀홀 카메라 구조다. 빛을 한 점으로 수렴하는 렌즈가 없기 때문에 분해능이 낮지만, 명암과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는 충분하다.
촉수는 약 90개로, 오징어나 문어의 흡반 달린 팔과 달리 흡반이 없고 분비물로 먹이를 붙잡는다. 야간에 수심 100~150 m의 얕은 층으로 상승해 죽거나 약해진 어류·갑각류를 포식하며, 낮에는 수심 300~600 m의 어두운 저층으로 내려간다.
성장 속도는 느린 편이다. 쉘 길이가 하루 평균 약 0.052 mm씩 증가하여, 완전한 성체가 되기까지 약 7~8년이 걸린다.
4. 진화적 위치
앵무조개목의 조상은 캄브리아기 초기에 출현했으며, 고생대·중생대를 거쳐 번성했던 암모나이트와 공통 조상을 공유한다. 암모나이트는 백악기 말 대멸종 시 사라졌지만, 앵무조개류는 두 차례의 대멸종을 포함한 여러 격변을 거치고도 살아남았다.
오늘날 앵무조개는 흔히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5억 년에 걸친 화석 기록이 현생 개체와 형태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아, 진화 속도가 매우 느린 계통으로 여겨진다. 이는 심해라는 안정된 환경과 완성된 부력 조절 시스템이 강한 선택압 없이 생존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5. 보존 현황과 위협
앵무조개 껍데기는 진주층 광택이 아름다워 장신구·기념품 소재로 오래전부터 채집되어 왔다. 몸통도 일부 지역에서 식용으로 소비되며, 서식지 수심이 깊어 개체수 실태 파악이 쉽지 않다.
2017년 황제앵무조개(N. pompilius)를 포함한 앵무조개 전종이 CITES 부속서 II에 등재되어, 국제 거래 시 서식지 국가의 수출 허가가 의무화되었다.[1] 그러나 암시장 거래가 여전히 보고되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적합 서식지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 Chambered Nautilus — NOAA Fisheries. www.fisheries.noaa.gov(새 탭에서 열림)
[2] Shell Grows by Adding Chambers — AskNature (Biological Strategy). asknature.org(새 탭에서 열림)
sour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