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산(核酸, nucleic acid)은 세포 내에서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고분자 유기 화합물이다.[1] 생화학적으로 핵산은 생명체의 유전 특성을 결정하며, 특히 단백질 합성을 지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핵산의 두 가지 주요 종류는 디옥시리보핵산(DNA)과 리보핵산(RNA)이다.[2]

1. 개요

핵산은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라는 단위체가 사슬 형태로 연결된 폴리뉴클레오타이드(polynucleotide) 분자다.[2]뉴클레오타이드는 다섯 탄소로 이루어진 당(sugar), 인산기(phosphate group), 그리고 질소를 포함한 염기(nitrogenous base)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구성 요소의 배열이 핵산의 화학적 성질과 생물학적 기능을 결정한다.

핵산은 바이러스, 세균, 진핵생물 등 알려진 모든 생명체에 존재한다. DNA는 주로 세포핵에 위치해 유전 정보를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역할을 하며, RNA는 이 정보를 읽어 단백질이 합성되도록 다양한 중개 역할을 수행한다.

2. 화학적 구성과 구조

핵산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뉴클레오타이드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3] 첫째, 당(sugar)은 RNA에서는 리보스(ribose), DNA에서는 데옥시리보스(deoxyribose)다. 리보스와 데옥시리보스의 차이는 2번 탄소에 히드록시기(-OH)가 붙어 있는지(리보스) 수소(-H)만 있는지(데옥시리보스)에 있다. 둘째, 인산기는 뉴클레오타이드들을 3ᆱ~5ᆱ 인산에스터 결합으로 이어주어 폴리뉴클레오타이드의 주사슬(당-인산 골격)을 형성한다. 셋째, 질소 염기는 유전 정보를 담는 부분으로, 크게 퓨린(purine)과 피리미딘(pyrimidine)으로 나뉜다.

퓨린 계열의 염기로는 아데닌(adenine, A)과 구아닌(guanine, G)이 있으며, 이들은 이중 고리 구조를 가진다. 피리미딘 계열에는 시토신(cytosine, C), 티민(thymine, T), 우라실(uracil, U)이 있고 단일 고리 구조를 가진다. DNA에서는 A, G, C, T 네 가지 염기를 사용하고, RNA에서는 T 대신 U를 사용한다. 뉴클레오타이드가 실제로 당과 염기만으로 결합된 단계의 분자를 뉴클레오시드(nucleoside)라 부른다.[2]

3. DNA와 RNA의 비교

DNARNA는 모두 핵산이지만 구조와 기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4] DNA는 이중 가닥(double-stranded)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가닥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나란히 뻗어 수소 결합으로 연결된 이중나선(double helix) 구조를 형성한다. 왓슨-크릭 모델에 따르면 A는 항상 T와, G는 항상 C와 상보적 염기쌍을 이룬다. DNA의 이중나선은 대부분의 살아 있는 세포에서 B형(B-DNA)의 우선(right-handed) 나선 구조로 존재하며, 이 안정적인 구조 덕분에 유전 정보를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다.[4]

RNA는 일반적으로 단일 가닥(single-stranded)으로 존재하며, DNA보다 구조적으로 유연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전령 RNA(mRNA)는 DNA의 특정 유전자 서열을 복사해 세포핵 밖으로 운반하고, 운반 RNA(tRNA)는 아미노산을 리보솜으로 전달하며, 리보솜 RNA(rRNA)는 리보솜의 구조적 성분으로서 단백질 합성 기구를 구성한다. 최근 분자생물학 연구에서는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지 않는 비부호화 RNA(non-coding RNA)의 유전자 발현 조절 기능도 집중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4. 생물학적 기능

핵산의 가장 근본적인 기능은 유전 정보의 저장과 세대 간 전달이다.[5] DNA세포 분열 시 정확하게 복제(replication)되어 딸세포에 동일한 유전 정보를 전달한다. 이 복제 과정에서 이중나선의 두 가닥이 분리되고, 각 가닥이 주형(template)으로 작용해 새로운 상보 가닥이 합성된다.

유전 정보가 단백질로 발현되는 과정은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의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5] 전사 단계에서 DNA의 특정 서열에 담긴 정보가 mRNA로 복사된다. 이 mRNA는 세포핵을 벗어나 세포질로 이동해 리보솜과 결합한다. 번역 단계에서 리보솜은 mRNA의 염기 서열을 세 개씩 묶은 코돈(codon)으로 읽어내고, tRNA가 각 코돈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을 운반해 폴리펩타이드 사슬을 합성한다. 단백질 합성이 완료되면 리보솜은 종지 코돈(stop codon)을 인식하고 번역을 마친다. DNA에서 RNA로, RNA에서 단백질로 흐르는 이 방향성을 분자생물학의 중심 원리(central dogma)라 부른다.

5. 발견의 역사

핵산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에 걸쳐 여러 연구자들의 업적으로 점진적으로 축적되었다.[6] 1869년, 스위스의 생리화학자 프리드리히 미셔(Friedrich Miescher)는 외과 붕대에서 얻은 백혈구의 세포핵에서 당시 알려진 단백질과 화학적 성질이 다른 물질을 분리하여 뉴클레인(nuclein)이라 명명하였다. 높은 인 함량과 단백질 분해 효소 저항성을 가진 이 물질이 훗날 핵산으로 밝혀지는 최초의 발견이었다.

20세기 초, 러시아 출신 생화학자 피버스 레빈(Phoebus Levene)은 뉴클레오타이드가 인산-당-염기의 순서로 결합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으며, RNA에서 리보스 당을, DNA에서 데옥시리보스 당을 각각 최초로 확인하였다. 이후 에르빈 샤가프(Erwin Chargaff)는 1950년 DNA에서 아데닌의 양이 항상 티민의 양과 같고, 구아닌의 양이 항상 시토신의 양과 같다는 샤가프의 법칙을 발견하였다.[6] 1953년,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은 로절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과 모리스 윌킨스(Maurice Wilkins)의 X선 결정학 연구를 토대로 DNA 이중나선 구조 모델을 발표하며 현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6. 관련 문서

7. 인용 및 각주

[1] Nucleic acid | Definition, Function, Structure, & Types | Britannica, Encyclopedia Britannica, Wwww.britannica.com(새 탭에서 열림)

[2] Nucleotide | Description, Types, Function, & Facts | Britannica, Encyclopedia Britannica, Wwww.britannica.com(새 탭에서 열림)

[3] DNA | Definition, Discovery, Function, Bases, Facts, & Structure | Britannica, Encyclopedia Britannica, Wwww.britannica.com(새 탭에서 열림)

[4] From DNA to RNA - Molecular Biology of the Cell - NCBI Bookshelf, Bruce Alberts et al., NCBI, Wwww.ncbi.nlm.nih.gov(새 탭에서 열림)

[5] How do genes direct the production of proteins?, MedlinePlus Genetics, 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Mmedlineplus.gov(새 탭에서 열림)

[6] Discovery of DNA Double Helix: Watson and Crick, Nature Education, Wwww.nature.com(새 탭에서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