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연료(代替燃料, alternative fuel)는 화석 연료 기반의 휘발유나 경유를 대신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사용하는 연료의 총칭이다.[1] 에탄올, 바이오디젤, 수소, 천연가스, 프로판, 전기 등 12종류 이상의 대체 연료가 생산 중이거나 개발 단계에 있으며, 정부 및 민간 차량 운용 기관이 주요 사용처이지만 개인 소비자의 관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1] 기존 화석 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 저감, 에너지 수입 의존도 감소, 에너지 안보 강화가 대체 연료 채택의 주된 동기다.
1. 정의와 범위
대체 연료의 범위는 나라마다 다소 다르게 정의되지만, 미국에서는 1992년 에너지 정책법(Energy Policy Act of 1992)이 법적 기준을 제시한다. 이 법에 따르면 에탄올, 천연가스, 액화석유가스(프로판), 수소, 석탄 유래 액체 연료, 바이오매스, 전기, 메탄올, 에테르류 등이 대체 연료로 분류된다.[6] 이 기준에 따라 전기 역시 수송용 대체 연료로 인정받으며,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차에 공급되는 에너지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이 분류는 '현재 주도적으로 쓰이는 석유계 연료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천연가스처럼 화석 기원이지만 석유계 연료 대비 대기오염 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연료도 대체 연료로 취급된다. 같은 이유로 재생 가능 자원에서 만든 연료뿐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 인프라와 호환되는 방식으로 석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연료 모두가 대체 연료의 범위에 든다.[1][5]
2. 주요 종류
2.1 바이오 계열 연료
바이오 계열 대체 연료는 식물이나 동물성 원료에서 만든 연료를 뭉뚱그려 이른다. 그 중 에탄올은 옥수수와 사탕수수 같은 바이오매스 원료를 발효시켜 만드는 재생 가능 연료로, 미국에서는 시판 휘발유의 98% 이상에 에탄올이 혼합되어 있다.[2] 가장 일반적인 혼합 비율은 E10(에탄올 10%, 휘발유 90%)이며, 유연연료차(FFV)에서는 에탄올 51~83%를 포함하는 E85 연료를 쓸 수 있다. E15는 2001년 이후 제조된 일반 승용차에서도 사용이 승인되어 시장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2]
바이오디젤은 식물성 기름, 동물성 지방, 식당 폐식용유를 원료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재생 가능 연료로, 물리적 특성이 석유계 경유와 유사하다.[3] 경유 차량이나 경유를 쓰는 장비에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B20(바이오디젤 20% 혼합)처럼 혼합 비율을 조절해 쓰거나 B100(순수 바이오디젤)으로도 사용한다. 재생 디젤은 바이오디젤과 원료가 비슷하지만 정제 방식이 달라 경유 차량에 별도 개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바이오 계열 연료다.[1]
2.2 기체 연료
천연가스는 탄화수소 혼합 기체로 주성분이 메탄이다. 수송 연료로는 압축천연가스(CNG)와 액화천연가스(LNG) 두 가지 형태로 사용된다.[5] 재생 천연가스(RNG)는 유기물이 분해될 때 생기는 가스를 포집해 만든 것으로, 화석 기원 천연가스와 동일한 방식으로 압축하거나 액화해 수송 연료로 쓸 수 있다.[5] 천연가스는 미국 에너지 공급의 약 30%를 차지하며 대기오염 물질 배출 측면에서 석탄이나 석유계 연료에 비해 유리한 면이 있다.
프로판은 액화석유가스(LPG)라고도 불리며 수십 년간 세계 각지에서 차량 연료로 널리 쓰여 왔다.[7] 상온에서 가압하면 액체 상태로 저장이 가능하며, 인프라가 이미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다. 프로판은 주로 정부·기관 차량과 대형 트럭에 사용되지만 일반 승용차에도 쓸 수 있도록 개조하는 사례가 있다.[7]
수소는 연료전지와 결합하면 전기를 만들어 차량을 구동하는 대체 연료다. 현재 수소 연료전지차(FCEV)는 한 번 충전으로 48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충전 시간은 5분 미만이다.[4] 수소는 재생 에너지, 천연가스 개질, 원자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할 수 있다.[4] 다만 대규모 수소 생산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는 여전히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3. 환경적 특성과 한계
대체 연료 채택의 가장 큰 동인은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 물질 배출 저감이다. 미국의 경우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의 대부분이 화석 연료 연소에서 비롯되며, 대체 연료는 이 배출량을 줄이는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배터리 전기차는 주행 단계에서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에탄올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휘발유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2][6]
그러나 실제 환경 성과는 연료 생산·정제·수송까지 포함한 전주기(lifecycle) 관점으로 평가해야 한다. 에탄올의 경우 원료 재배, 발효, 정제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되고 비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바이오매스 기반 연료는 재생 가능 원료를 쓰더라도 생산 체인에 따라 실제 탄소 절감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3]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탄소 집약도가 차이가 나며, 재생 에너지로 만드는 그린수소와 천연가스 개질로 만드는 블루수소 사이에 환경 성과가 다르다.[4]
4. 세계 정책 동향
각국 정부는 대체 연료 보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브라질은 바이오연료 수요와 생산 증가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이끌어 가는 나라로, 2024년 10월 룰라 대통령이 서명한 '미래 연료법'은 바이오메탄, 에탄올, 바이오디젤의 혼합 의무 비율을 높이고 항공 부문에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설정했다.[8]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브라질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8]
유럽연합은 2023년 승인된 재생에너지 지침 개정안(RED III)을 통해 수송 부문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29%로 끌어올리거나 온실가스 집약도를 14.5% 줄이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지침은 식량·사료 작물 사용 한계와 함께 고급 바이오연료 목표(2030년까지 5.5%, 이 중 1%포인트는 합성 연료)도 포함한다.[8] 인도는 2023년 11월 2025~2026년부터 바이오가스 의무 혼합을 시작해 2028~2029년까지 5%로 높이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IEA는 2030년까지 인도의 바이오가스 사용이 9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8]
미국 에너지 정책 면에서는 1992년 에너지 정책법에 따라 대체 연료 차량(AFV) 보급, 연료 표준, 세제 혜택 등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으며, 대체 연료 데이터 센터(AFDC)가 연료별 보급소 위치, 법령, 인센티브 정보를 통합 제공한다.[1]
5. 인프라와 보급 현황
대체 연료가 기존 석유계 연료를 대체하는 속도는 인프라 보급에 달려 있다. 에탄올 혼합 연료는 기존 주유소에서 그대로 공급할 수 있어 가장 넓게 퍼져 있으며, 프로판 역시 오랜 기간에 걸쳐 충전 인프라가 갖춰진 편이다.[7] 전기차 충전소는 쇼핑몰, 주차장, 직장, 호텔, 식당 등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가정 충전을 병행할 경우 비용 효율이 높다.[6]
수소 충전 인프라는 아직 제한적으로, 미국에서도 주로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정부와 민간의 수소 생산 및 배급 인프라 확장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4] 바이오디젤과 재생 디젤은 기존 경유 차량에 적용 가능해 농업 및 물류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채택이 이루어지고 있다.[3]
7. 인용 및 각주
[1]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Alternative Fuels and Advanced Vehicles, U.S. Department of Energy, afdc.energy.gov(새 탭에서 열림)
[2]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Ethanol, U.S. Department of Energy, afdc.energy.gov(새 탭에서 열림)
[3]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Biodiesel, U.S. Department of Energy, afdc.energy.gov(새 탭에서 열림)
[4]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Hydrogen Basics, U.S. Department of Energy, afdc.energy.gov(새 탭에서 열림)
[5]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Natural Gas Fuel Basics, U.S. Department of Energy, afdc.energy.gov(새 탭에서 열림)
[6]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Electricity Basics, U.S. Department of Energy, afdc.energy.gov(새 탭에서 열림)
[7]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Propane, U.S. Department of Energy, afdc.energy.gov(새 탭에서 열림)
[8] International Energy Agency, Bioenergy, www.iea.org(새 탭에서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