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류(蜘蛛類, Arachnida)는 절지동물문(Arthropoda) 협각아문(Chelicerata)에 속하는 강(綱)으로, 거미(Araneae)·전갈(Scorpiones)·진드기와 응애(Acari)·수확자거미(Opiliones)·거짓전갈(Pseudoscorpionida)·태양거미(Solifugida) 등 다양한 목(目)을 포함한다. 현재까지 기재된 종 수는 약 10만 종 이상이며, 이는 모든 척추동물을 합친 것보다 많다.[1] 대부분의 거미류는 육상 포식자로서 절지동물 개체군 조절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외골격은 키틴 기반의 큐티클로 이루어지며, 성장할 때마다 탈피(ecdysis)를 반복한다.
1. 분류와 주요 목
거미류는 10개 이상의 목(目)으로 나뉜다. 종 다양성 기준으로 가장 큰 집단은 다음과 같다.
진드기·응애목(Acari)은 종 수 면에서 거미목과 겨루는 최대 목 중 하나이며, 자유 생활 포식자부터 동물과 식물에 기생하는 종까지 극도로 다양한 생태 전략을 보인다. 전갈은 현존하는 거미류 중 가장 오랜 화석 기록을 가진 목으로, 데본기 지층에서 육상 전이의 증거가 확인된다.[2]
2. 몸의 구조와 부속지
거미류의 몸은 두흉부(앞몸, prosoma)와 복부(뒷몸, opisthosoma)의 두 구역으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수확자거미와 진드기·응애류에서는 두 구역의 경계가 사라져 단일체를 이룬다. 두흉부에는 6쌍의 부속지가 붙어 있다.
- 협각(chelicerae): 입 앞쪽에 위치하는 첫 번째 부속지. 거미에서는 독샘과 연결된 독니(fang) 구조를 이루며, 전갈에서는 집게 형태다.
- 촉지(pedipalp): 두 번째 부속지. 거미에서는 감각 기관 및 수컷의 교미기 역할을 하고, 전갈에서는 먹이를 잡는 대형 집게(chelae)로 발달한다.
- 보행다리: 나머지 4쌍으로, 총 8개의 다리가 거미류의 가장 뚜렷한 외형 특징이다. 미성숙한 진드기류 일부는 6개 다리로 부화하기도 한다.
외골격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큐티클(epicuticle)에는 왁스층이 있어 수분 손실을 억제한다. 이 방수 구조 덕분에 거미류는 극도로 건조한 사막 환경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1]
3. 호흡·소화·감각
거미류의 호흡 방식은 목(目)에 따라 다르다. 큰 거미와 전갈은 엽상 구조가 책 페이지처럼 쌓인 책폐(book lung)를 통해 호흡한다. 많은 거미와 진드기는 기관(trachea) 계통을 이용하며, 일부는 두 방식을 함께 사용한다. 수중 생활에 적응한 일부 종은 아가미 유사 구조를 이용한다.
소화는 체외소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거미류는 턱이 없으며, 협각과 촉지로 먹이를 붙잡은 뒤 소화효소가 포함된 위액을 먹이 몸속으로 주입해 조직을 액화한 다음 흡수한다.[2] 이 방식은 단단한 외골격을 가진 절지동물을 먹을 때도 효율적이다.
눈은 단순 안점(單眼, simple eye)으로 이루어지며, 종에 따라 2~12개의 눈을 가진다. 복안(複眼)을 가진 곤충과 달리 대부분의 거미류는 시력이 제한적이다. 대신 진동과 공기 흐름을 감지하는 슬릿 감각기(lyre organ)와 촉지의 촉각 수용기가 잘 발달해 있다.
4. 생태·독성·실크
거미류는 압도적으로 육식성이며, 절지동물과 기타 소형 동물이 주요 먹이다. 거미목(Araneae)의 모든 종은 독을 생성하지만, 사람에게 의학적으로 위험한 종은 소수에 불과하다. 블랙위도우 거미(Latrodectus spp.)의 신경독과 갈색은둔거미(Loxosceles spp.)의 세포용해독은 대표적인 의료 사례다.
거미는 거미류 중 유일하게 복부 말단의 방적돌기(spinneret)에서 실크를 생산한다. 거미줄(silk)은 단백질 섬유로 이루어지며 강도와 탄성이 뛰어나 먹이 포획용 거미줄, 알주머니, 드래그라인, 탈피 보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3]
전갈은 몸 뒤쪽으로 굽어진 꼬리 끝 독침(telson)에서 신경독을 분비한다. 아프리카산 Hadogenes troglodytes는 몸길이 21 cm에 달하는 최대급 거미류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일부 응애류는 몸길이 0.08 mm에 불과하다.[1]
진드기(hard tick, soft tick)는 포유류·조류·파충류에 외부 기생하며, 라임병(Lyme disease)과 록키산열(Rocky Mountain spotted fever)을 비롯한 여러 인수공통 전염병의 매개체다. 갑각류와 달리 거미류의 경제적 영향은 주로 농업 해충(응애류)과 의료(진드기 매개 질환) 측면에서 나타난다.
5. 진화와 화석 기록
거미류는 수중 생활을 하던 협각류 조상에서 유래했다는 가설이 지배적이다. 전갈의 조상은 고생대 데본기(약 4억 2천만 년 전)에 바다전갈(eurypterid)에서 분화해 육상으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최초의 육상 절지동물 중 하나로 간주된다.[2] 석탄기 화석에서는 현대 거미목과 거의 유사한 방적돌기 구조가 확인되어, 실크 생산이 매우 이른 시기에 진화했음을 보여 준다.
거미류의 외골격을 구성하는 키틴-단백질 복합체는 절지동물 전체에 걸쳐 보존된 형질이며, 거미류만이 가진 두드러진 특화는 실크 생산, 독 전달 기관, 책폐 호흡 구조 등이다. 분자계통학 연구는 거미류가 단계통군(monophyletic group)임을 지지하며, 내부 관계에 대한 연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3]
7. 인용 및 각주
[1] Encyclopaedia Britannica, "Arachnid | Definition, Characteristics, Spiders, Scorpions, Mites, Ticks, Facts, & Examples", www.britannica.com(새 탭에서 열림)
[2] EBSCO Research Starters, "Arachnids | Zoology", www.ebsco.com(새 탭에서 열림)
[3] Insect Cuticular Chitin Contributes to Form and Function, PMC/NCBI, pmc.ncbi.nlm.nih.gov(새 탭에서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