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초(環礁, atoll)는 중앙에 라군(석호)을 둘러싸는 고리 모양의 산호초로 이루어진 섬 또는 섬의 군집이다. "atoll"이라는 단어는 몰디브의 디베히어(Dhivehi) "atholhu"에서 유래했으며, 환초는 주로 열대 태평양과 인도양에 분포한다.[1] 전 세계에는 약 439개의 환초가 존재하며, 대부분 수면 위로 겨우 1~5미터 높이의 낮은 지형을 이룬다.
1. 정의와 범위
환초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는 바깥쪽 고리 모양의 산호초이고, 둘째는 그 안에 형성된 얕고 잔잔한 중앙 라군, 셋째는 산호초 위에 쌓인 퇴적물로 이루어진 낮은 산호 섬들이다. 라군은 일반적으로 깊이 50미터 이하로, 외해와 격리된 온난한 수역을 이룬다.[2]
산호초는 탄산칼슘(석회석) 골격을 형성하는 해양 생물인 산호 폴립(coral polyp)이 군집하면서 만들어진다. 환초를 이루는 산호초는 살아있는 산호가 수천 년에 걸쳐 죽은 산호 위에 층층이 쌓인 결과로, 시추 조사에서 최대 1,400미터 깊이까지 산호 석회석층이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2. 형성 과정
환초의 형성 원리는 찰스 다윈이 1842년 처음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다윈은 《산호초의 구조와 분포》에서 산호초를 연안 산호초(fringing reef), 배리어 산호초(barrier reef), 환초(atoll) 세 단계로 분류하고, 이를 화산섬이 점진적으로 침강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연속 단계로 설명했다.[3] 열대 화산섬 주변에서 자라기 시작한 연안 산호초는 섬이 수십만 년에 걸쳐 서서히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 동안, 산호가 햇빛이 닿는 얕은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위로 성장한다. 결국 화산섬 정상부가 수면 아래로 완전히 잠기면 가운데 라군을 품은 고리 모양의 환초만 남는다.
다윈의 이론은 1950년대 마샬 제도에서 진행된 심층 시추 조사로 대체로 확인되었다. 비키니 환초에서 화산암 기반까지 도달하려면 수백 미터 이상을 뚫어야 했으며, 이는 환초 기저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침강했음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해수면 변동과 카르스트 용식 등 다른 지질학적 메커니즘도 환초 형성에 관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침강 단독 모델을 보완하고 있다.[4]
3. 지질학적 구조
성숙한 환초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외측 산호초 사면(ocean-facing reef slope)은 파도와 외해에 직접 노출되어 활발한 산호 성장이 일어나는 지대이며, 평평한 산호초 평탄면(reef flat)에는 사주와 작은 섬들이 퇴적물로 쌓여 형성된다. 중앙 라군은 외해보다 수온이 높고 파도가 잔잔하며, 다양한 열대 해양 생물의 서식지가 된다.[2]
라군의 크기는 수 킬로미터에서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마샬 제도의 크와잘레인 환초(Kwajalein Atoll)는 세계 최대 환초 중 하나로 라군 면적이 약 2,100 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라군 내부에는 패치 리프(patch reef)라 불리는 소규모 산호 집합체가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 구조물들은 어류와 무척추동물에게 추가적인 서식 기반을 제공한다.
4. 생태계
환초의 산호초는 지구상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높은 해양 생태계 중 하나다. 산호 구조물은 수천 종의 어류, 연체동물, 갑각류, 해조류 등에게 서식처와 먹이를 제공한다.[1] 환초 생태계는 개방된 외해와 격리된 라군이라는 두 환경이 인접해 있어, 다른 곳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종 간 상호작용이 나타나며 종 풍부도가 높다.
그러나 환초 생태계는 외부 교란에 취약하다. 산호 백화현상은 수온 상승으로 산호 조직 내 공생 조류(zooxanthellae)가 빠져나가 산호가 탈색되고 면역력을 잃는 현상으로, 심각한 경우 산호초 전체가 폐사한다. 이 밖에도 해양 산성화, 오염, 남획이 환초 생태계의 주요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5. 인간 거주와 문화
환초에는 수천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아왔다. 마샬 제도의 일부 환초는 약 2,000년 전부터 정착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폴리네시아와 미크로네시아 전통 문화에서 환초는 항해, 어로, 사회 조직의 기반이 되었다.[1] 전통 항해자들은 파도 패턴, 별, 철새 이동 경로를 활용해 환초 사이를 오갔으며, 이 지식은 대를 이어 구전되었다.
오늘날 완전히 환초로 이루어진 나라는 몰디브, 마샬 제도, 투발루 세 곳이다. 이들 국가는 총 육지 면적이 매우 작고 평균 해발고도가 수 미터에 불과해,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의 영향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몰디브의 수도 말레(Malé)는 환초 위에 형성된 도시 중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사례로, 해수 침투와 폭풍 해일에 상시 대비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6.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해수면 상승은 환초 국가들에 실존적 위협이다. 환초 섬은 해수면으로부터 평균 1~5미터 높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파도 주도 범람이 잦아지고 민물 대수층이 염분에 오염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연구에 따르면 태평양 서부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90년 이후 전 지구 평균의 2~3배에 달한다.[5]
2018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연구는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로 이어질 경우 대부분의 환초 섬이 21세기 중반까지 연간 범람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5] 범람 주기가 짧아지면 담수 대수층이 회복되지 못해 섬이 영구적으로 거주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일부 환초 국가 정부는 고지대 섬에 토지를 매입하거나 인공적인 지반 상승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 관련 문서
8. 인용 및 각주
[1] National Geographic Education, "Atoll", education.nationalgeographic.org(새 탭에서 열림)
[2] Encyclopædia Britannica, "Atoll", www.britannica.com(새 탭에서 열림)
[3] Eos / AGU, "Rethinking Darwin's Theory of Atoll Formation", eos.org(새 탭에서 열림)
[4] Wikipedia, "Atoll", en.wikipedia.org(새 탭에서 열림)
[5] U.S. Geological Survey, "The Impact of Sea-Level Rise and Climate Change on Pacific Ocean Atolls", www.usgs.gov(새 탭에서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