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족류(頭足類, Cephalopoda)는 연체동물문에 속하는 강(綱)으로, 오징어·문어·갑오징어·앵무조개 등을 포함한다. 이름은 '머리(kephalē)에서 발(pous)이 나온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으며, 머리 주위에 직접 팔이 붙어 있는 독특한 체형을 나타낸다. 현생 종은 약 800종이 알려져 있으나, 화석으로 확인된 종은 7,500종을 넘어 지질 시대에 훨씬 다양했음을 보여 준다.[1]

1. 분류와 주요 집단

두족류는 크게 두 아강으로 나뉜다.[1]

사새아강(Nautiloidea) 은 4개의 아가미와 외부 패각을 유지하는 원시적인 계통으로, 현생 종은 앵무조개(Nautilus)와 Allonautilus 두 속만 남아 있다. 과거에는 암모나이트(Ammonoidea)도 이 계통 근방에 분류했으나, 현재 분류 체계에서 암모나이트는 별도의 절멸 분류군으로 취급한다.

초형아강(Coleoidea) 은 패각이 내부화되거나 완전히 퇴화한 집단으로, 오징어·대왕오징어·갑오징어·문어·낙지·꼴뚜기·주꾸미가 여기에 속한다. 현생 두족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먹물주머니·색소포·고도의 신경계 같은 파생 형질이 두드러진다.

2. 몸 구조와 생리

두족류의 몸은 크게 머리·몸통(외투막)·팔(완족)로 구분된다. 외투막이 수축할 때 물을 내관(깔때기)으로 내뿜어 제트 추진으로 이동한다. 혈액에는 구리 기반의 헤모시아닌이 들어 있어 산소 운반 시 청색을 띠며, 심장이 3개(전신심장 1개, 아가미심장 2개)인 것도 특징이다.

피부에는 신경으로 직접 제어되는 색소포(chromatophore) 가 분포하며, 이 색소포를 확장·수축시켜 수십 밀리초 안에 체색을 바꿀 수 있다. Octopus vulgaris 한 개체의 색소포엽(chromatophore lobe)에만 50만 개 이상의 뉴런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2] 색소포 외에도 반사 세포인 홍채세포(iridophore)와 백색세포(leucophore)가 협력하여 위장·의사소통·구애 신호를 만들어 낸다.

3. 신경계와 인지 능력

두족류는 무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발달한 신경계를 가진다.[2] 문어의 뇌는 5억 개에 가까운 뉴런을 포함하며, 그 중 약 3분의 2는 팔의 신경절에 분산되어 있어 각 팔이 반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갑오징어는 기억·학습 실험에서 공간 기억과 조건 반사를 보이며, 도구 사용 행동도 일부 문어 종에서 관찰된 바 있다.

향유고래 피부에서 발견되는 빨판 흔적은 대왕오징어와 향유고래 사이의 치열한 포식 관계를 보여 주는 증거로 자주 인용된다.

4. 진화와 화석 기록

두족류의 최초 등장은 캄브리아기 중기(약 5억 3,000만 년 전)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조상은 원추형 패각을 가진 단판류(monoplacophoran)와 유사한 생물로 추정되며, 패각 내부를 격벽으로 나누어 부력을 조절하는 구조가 두족류의 핵심 혁신이었다.[3]

오르도비스기에 들어 두족류는 폭발적으로 다양화하며 고생대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잡았다. 그 뒤 고생대·중생대에 걸쳐 암모나이트가 번성했으나 백악기 말 대멸종으로 전멸했다. 반면 초형류(문어·오징어 계통)는 패각을 축소하거나 내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포식 압력에 적응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부 패각을 유지하는 현생 두족류는 앵무조개뿐이다.

5. 생태와 인간과의 관계

두족류는 열대·온대·극지 바다를 망라하는 모든 수심에 분포하며, 작은 갑각류부터 물고기까지 다양한 먹이를 사냥한다.[4] 동시에 대형 어류·해양 포유류·바닷새의 중요한 먹이원이기도 하다.

오징어·갑오징어·낙지는 전 세계 수산업에서 중요한 어획 대상으로, 특히 동아시아·지중해 지역에서 식재료로 오랫동안 소비돼 왔다. 한국 연근해에서도 오징어·낙지·주꾸미 등이 주요 어획 대상이나, 2010년대 이후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양식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4] 두족류의 먹물(세피아)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잉크·그림 재료로 사용됐으며, 갑오징어의 뼈(갑각)는 새 사료나 연마재로도 활용된다.

6. 관련 문서

7. 인용 및 각주

[1] Monks, N. "A Broad Brush History of the Cephalopoda." The Cephalopod Page. Tthecephalopodpage.org(새 탭에서 열림)

[2] Messenger, J. B. (2001). "Cephalopod chromatophores: neurobiology and natural history." Biological Reviews, 76(4), 473–528. Ppubmed.ncbi.nlm.nih.gov(새 탭에서 열림)

[3] Smith, M. R. & Caron, J.-B. (2010). "Primitive soft-bodied cephalopods from the Cambrian." Nature, 463, 469–472. Ppubmed.ncbi.nlm.nih.gov(새 탭에서 열림)

[4] 서울대학교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 "두족류." Our Benthos. Bbenthos.snu.ac.kr(새 탭에서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