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South Pacific Ocean)은 태평양의 남쪽 절반을 이루는 해역으로, 적도에서 남극 수렴대(Antarctic Convergence)까지 뻗어 있으며 서쪽으로는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 동쪽으로는 아메리카 대륙에 이른다. 면적은 약 1억 6,520만 ㎢로 지구 전체 해양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 해역이다.[1] 약 1,735개의 섬이 흩어져 있으며, 폴리네시아·멜라네시아·미크로네시아의 세 문화권이 이 바다를 근거지로 삼고 있다.
1. 지리와 구성
남태평양의 서쪽 경계는 오스트레일리아와 파푸아뉴기니, 동쪽 경계는 남아메리카 해안이다. 도서 지역 전체 육지 면적의 84%를 파푸아뉴기니가 차지하며, 나머지 섬들은 광대한 수역에 분산되어 있다.[2]
섬의 형성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동쪽의 섬들—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쿡 제도, 피트케언 제도—은 태평양판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화산 열점(hotspot) 위를 통과할 때 생겨난 열점 화산도다. 서쪽의 피지, 통가, 바누아투는 판의 섭입(subduction)으로 형성된 호상 화산열도로, 더 크고 지리적으로 덜 고립되어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세계 2위 규모(약 1,600 km)의 장벽 산호초를 보유하고 있으며, 파푸아뉴기니에는 약 2만 2,000 ㎢의 산호초가 분포한다.[2]
2. 탐험과 역사
남태평양에 처음 정착한 것은 오스트로네시아어족 항해민이다. 이들은 기원전 1500년경부터 카누와 별항법으로 광대한 바다를 건너 폴리네시아 전역에 이주했으며, 이후 수백 년에 걸쳐 뉴질랜드·하와이·이스터 섬에까지 도달했다.[3]
유럽인의 공식 기록은 16세기에 시작된다. 1521년 포르투갈 출신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이끄는 스페인 함대가 남아메리카 남단을 돌아 태평양을 처음으로 횡단했다. 이후 스페인은 투발루, 마르키즈 제도, 쿡 제도, 솔로몬 제도 등을 잇따라 발견하며 지배권을 확대했다. 18세기 후반에는 영국 해군 장교 제임스 쿡이 세 차례(1768–1771, 1772–1775, 1776–1779) 항해를 통해 뉴질랜드 해안과 오스트레일리아 동해안을 측량하고, 통가·이스터 섬·뉴칼레도니아를 차례로 기록에 남겼다.[3] 쿡의 항해는 남태평양 지리 지식의 기초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3. 기후와 해류
남태평양은 지구 기후를 조율하는 핵심 엔진 역할을 한다. 무역풍이 적도 부근의 따뜻한 해수를 서쪽으로 밀어 서태평양에 고수온역을 만들고, 동태평양에는 차가운 용승류(upwelling)가 나타나게 한다. 이 순환이 무너질 때 발생하는 것이 엘니뇨-남방진동(ENSO, El Niño–Southern Oscillation)이다. 엘니뇨 기간 동안에는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크게 상승해 강수 패턴과 태풍 경로가 전 지구적으로 바뀌며, 남태평양 도서국인 니우에·투발루·통가는 허리케인 피해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4]
남태평양 수렴대(SPCZ, South Pacific Convergence Zone)는 열대 남태평양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방향으로 비스듬히 뻗은 강수대로, 오세아니아 강수량 변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동쪽 해안에서는 훔볼트 해류(Humboldt Current)가 남아메리카 서안을 따라 차가운 영양염 풍부 해수를 끌어올리며[5], 페루·칠레 연안 어업은 전 세계 어획량의 약 18~20%를 차지한다. 페루 멸치잡이는 단일 어종 기준 세계 최대 어업으로 꼽히며 호황 연도에 연간 400~800만 톤을 기록한다.
4. 생태와 생물다양성
남태평양은 열대 산호초에서 남극 수렴대 부근의 극지 생태계까지 다양한 생물군을 아우른다. 산호초는 이 지역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는 생태계이며, 종 다양성의 중심부는 서쪽(멜라네시아 연안)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점차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2] 주요 생물군으로는 산호, 암초 어류, 맹그로브, 해초류가 꼽힌다.
혹등고래는 남태평양 온수역에서 번식·육아를 마친 뒤 남극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이 이동 거리는 동물계 최장 이동 경로 중 하나다.[1] 갈라파고스 해양 이구아나처럼 이 해역에만 분포하는 고유종도 다수 존재하며, 5,000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가 이 해역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5. 환경 위기
기후변화는 남태평양 생태계에 복합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산호 백화 현상이 잦아지면서 1997~1998년 엘니뇨 기간에는 전 세계 산호의 약 16%가 폐사했다.[4] 2019년 IPCC 보고서는 산호초를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해양 생태계로 지목했으며,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 이전에 나우루·괌 등에서 연간 단위의 심각한 백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도 심각하다. 2017년 오스트레일리아 동쪽 남태평양 환류(South Pacific Gyre) 안에서 플라스틱 미세입자로 이루어진 남태평양 쓰레기 지대(South Pacific Garbage Patch)가 확인되었다.[1] 해수면 상승은 투발루·키리바시 같은 환초 국가의 거주 가능한 육지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장기 생존 가능성은 21세기의 가장 첨예한 기후 정의 문제 중 하나로 부상했다.
7. 인용 및 각주
[1] LAC Geo. "The South Pacific Ocean: Earth's Largest Marine Realm." lacgeo.com(새 탭에서 열림)
[2] Britannica. "Pacific Ocean." www.britannica.com(새 탭에서 열림)
[3] Wikipedia. "Exploration of the Pacific." en.wikipedia.org(새 탭에서 열림)
[4] NOAA Climate.gov. "El Niño & La Niña (El Niño-Southern Oscillation)." www.climate.gov(새 탭에서 열림)
[5] LAC Geo. "The Humboldt Current: Lifeline in the Eastern South Pacific." lacgeo.com(새 탭에서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