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게임에서 화면에 잠깐 나온 그림을 기억해 맞히거나, 특정 모양이 나타날 때만 누르는 과제를 반복하는 장면은 익숙하다. 이런 과제 중에는 인지 기능을 연습하도록 설계된 훈련이 있다. 디지털 인지훈련은 컴퓨터·태블릿·스마트폰을 이용해 기억, 주의, 처리 속도처럼 특정 정신 기능과 관련된 표준 과제를 반복하는 활동이다. 화면 점수가 오르는 것과 일상생활 능력이 좋아지는 것, 치매를 예방하는 것은 서로 다른 결과이므로 나누어 살펴야 한다.[1][2][3]

1. 반복 과제의 설계

인지훈련은 건강 정보를 읽거나 온라인 서비스를 익히는 디지털 교육과 다르다. 훈련 프로그램은 기억할 정보나 반응할 자극, 규칙을 바꾸는 과제처럼 특정 인지 과정을 겨냥한 연습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에 따라 한 기능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거나 여러 과제를 묶는다. 화면과 소프트웨어는 과제를 제시하고 응답을 기록하는 매체이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훈련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2][3]

소프트웨어는 응답의 정확도와 시간을 기록하고 과제 난이도나 제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 결과 참여자는 반복 연습을 하고 연구자는 수행 변화를 일정한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된 점수는 해당 프로그램의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를 보여 준다. 그 자체로 기억력 전반이나 실제 생활의 독립성까지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3]

2. 훈련 점수와 일상생활의 거리

연습한 과제에서 점수가 높아지는 현상은 과제에 익숙해진 결과일 수 있다. 연구에서 이를 다른 인지 영역의 검사나 일상생활 기능 변화와 구분하는 이유다. 훈련한 게임과 비슷한 검사에서 변화가 나타나더라도, 그 결과가 장보기·약속 기억·대화 같은 실제 활동으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측정해야 한다. 이를 다른 과제나 생활로의 ‘전이’라고 부른다.[2][3]

따라서 연구 결과를 읽을 때는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했는지, 어떤 과제를 얼마나 오래 했는지, 비교 대상이 있었는지, 훈련 직후와 시간이 지난 뒤 무엇을 측정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점수표만으로 다른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컴퓨터 기반 훈련도 기기 접근성, 화면의 글자 크기, 시각·청각 상태, 조작 난이도에 따라 실제 참여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2][3]

3. 연구에서 관찰된 변화

2023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참가자 1,489명을 포함한 28개 연구에서 컴퓨터 인지훈련과 기억 검사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언어 기억, 시각 기억, 작업 기억 점수에서 개선을 보고했지만, 연구 간 결과 차이가 커 근거 확실성을 중간 수준으로 낮춰 평가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기억 영역의 검사 점수이며, 모든 참여자의 일상 기능이 좋아졌다는 뜻은 아니다.[3]

연구 결과는 참가자의 인지 상태, 감독 여부, 훈련 기간, 비교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 메타분석에서 감독을 받지 않은 훈련은 경도인지장애 집단의 언어 기억에서만 개선이 보고됐고, 감독을 받은 훈련에서는 여러 기억 영역의 개선이 보고됐다. 다만 이 차이만으로 감독이 효과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포함된 연구들의 조건과 결과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3]

4. 치매 예방 근거의 한계

2019년 Cochrane 고찰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최소 12주 컴퓨터 인지훈련을 평가한 무작위시험 8건, 참가자 660명을 검토했다. 포함된 시험 가운데 치매 발생을 측정한 연구는 없었고, 다른 결과에 대한 근거도 매우 낮은 확실성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이 고찰은 컴퓨터 인지훈련이 치매를 예방하는지 답하지 못했다. 이는 효과가 없다고 증명했다는 뜻도, 특정 앱이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는 뜻도 아니다.[2]

세계보건기구의 2019년 지침은 인지저하와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한 여러 생활습관과 개입을 다룬다. 지침의 존재를 개별 앱이나 상품의 효과 인증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연구에서 특정 집단의 일부 검사 점수 변화가 관찰됐다는 사실과 제품 하나가 치매를 예방한다는 주장은 범위가 다르다.[1][2][3]

5. 프로그램 선택과 평가

프로그램이나 연구를 살펴볼 때는 대상 집단과 훈련 과제, 기간과 빈도, 비교 조건, 측정한 결과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결과가 훈련 직후 검사에 한정되는지, 일상 기능이나 장기 추적도 살폈는지도 중요하다. 사용 편의성·접근성·개인정보 수집 범위는 훈련 효과와 별개의 선택 기준이다.

앱의 점수는 해당 앱이 기록한 수행 정보이지, 인지 상태를 진단하는 결과가 아니다. 기억이나 일상 기능 변화가 걱정될 때에는 앱 점수만으로 상태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연구 결과도 디지털 훈련 전체나 모든 사용자에게 일반화하지 말고, 실제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은 사람과 측정한 결과의 범위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2][3]

6. 관련 문서

7. 인용 및 각주

[1] World Health Organization,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WHO guidelines, 2019, Wwww.who.int(새 탭에서 열림)

[2] Gates et al., Computerised cognitive training for preventing dementia in people with mild cognitive impairment,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9, Wwww.cochrane.org(새 탭에서 열림)

[3] C. H. Lee et al., Computerized cognitive training for memory functions in mild cognitive impairment or dement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pj Digital Medicine, 2023, Wwww.nature.com(새 탭에서 열림)